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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019 드림캠프 in 도이칠란트 _ 20191026 영국 런던
작성자 | 루츠템 조회수 | 88 작성일 | 2019-12-20
내용

을의 영국 날씨를 생각하고 왔는데, 지금 유럽은 이상하게도 한 겨울 같다. 몇 년의 인솔 경험 동안 이 정도로 추운 적이 없었는데, 코도 시리고 손도 시리다.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두꺼운 패딩을 가지고 오라고 할 것을 후회가 되었다. 아픈 것보다 짐이 좀 많은 게 더 나으니까 말이다. 예상치 못한 추위와 함께 2019년 영국 런던에서 드림캠프가 시작됐다.

드림캠프는 캠프 + 대회로 이뤄진다. 대회는 내일 일요일에 버밍엄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오늘 우리는 런던 주요 명소를 관광할 예정이다. 작년까지 꾸준하게 방문하던 해리포터의 배경인 옥스퍼드의 '크라이스트처치'는 이제 경험해 본 학생들도 많고, 옥스퍼드까지의 거리와 시간이 많이 걸리는 탓에 런던 시내 관광이 자주 취소되는 불편함이 있어 올해는 세계 시간의 기준이 된 그리니치 천문대로 새롭게 진행하였다.

그리니치 천문대는 원래 런던 외곽에 외치하여 1975년 설립되어 천문대의 역할을 했다. 이곳의 본초자오선은 이 선을 기준으로 좌우로 시간을 더하고 빼는 국가 간 시차 적용의 기준이 되었다. 하지만 런던이 공업과 물류의 중심이 되면서 매연으로 인한 스모그의 피해가 커지자 더 이상 관측 활동이 어렵게 된 천문대는 케임브리지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하지만 옮긴 이후에도 그리니치라는 이름은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이 스모그의 피해에 대한 트라우마로 런던은 기상천외한 매연 저감정책이 많이 시행됐다.

빨간색에 C마크로 표시된 커넥션 차지 표지판. 도시 중심부에 차량 통행을 억제하는 정책이다.

먼저 런던 시의 자동차 감축을 위해 시행된 것이 커넥션 차지다. 런던 시내 중심부에 C마크의 이정표가 세워진 부분을 진입하면 하루 2만 원의 혼잡통행료를 지불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자 런던 시내로의 자동차 유입이 주춤하는듯했으나 통행료에 무뎌진 사람들 때문에 유입 수는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다음 시장은 마치 준비라도 한 것처럼 더 강경한 정책을 내놓았다. 바로 시내의 자동차 도로를 줄여버린 것이다. 왕복 4차선을 왕복 2차선으로 줄이고, 비어진 도로는 자전거 전용도로로 만들었다. 그래서 길을 가다 보면 갑자기 차로가 줄어들며 파란색으로 자전거 도로 표시가 나오는 게 이런 이유였다.

자전거 도로가 표시되어 있다. 자전거 이용을 적극 권장하지만 언덕이 많은 도시에서는 여론이 싸늘하다.

이런 정책도 차량 유입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정체만 많아지자 다음 시장은 깨끗한 공기질 확보를 이유로 새로운 정책을 시행했다. 바로 환경기준인 유로6를 적용하지 않은 차는 15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이에 2021년부터 런던 시내의 모든 택시는 전기자동차로 바꾸는 정책까지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운송업자들의 불만을 사게 되지만 과거 스모그 피해에 대한 트라우마가 워낙 큰 런던에서는 이러한 불편한 정책도 수용이 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이런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는 정책을 시장이 바뀌면 정치적으로 이용하여 이전 시장이 추진하던 것을 모두 없던 일로 하는 우리와 달리 영국은 하나의 정책이 실행되면 그 결과를 보기 위해 다음 시장이 과거에 실행 중이던 정책을 잘 유지해준다는 점이다. 이런 연속성이 확보되어야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 우리 학생들도 나중에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겠지만 어디서 어떤 일을 하게 되든 런던 시장들의 사례를 잘 배워 좋은 것을 지켜나가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

그리니치 공원으로 들어서자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다.

그리니치에 도착하니 넓은 들판이 펼쳐졌다. 외곽에 있다 보니 한적한 공원에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갓난아기를 안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현지인들을 보며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렇게 추운 날 집에 있지 왜? 게다가 아기까지 데리고 나오다니, 한국이었으면 지나가는 할머니들한테 엄청 혼났을 것이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외부 환경에 노출되어 키워지니 아마도 현지 날씨에도 잘 적응하며 사는 것일 테다.

그리니치 천문대 망원경이 있던 곳. 지금은 기념박물관의 역할만 하고 있다.

옛 천문대 망원경 건물을 지나 공원 끝에 다다르자 탁 트인 전망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 경기장 같은 건물과 시내 빌딩들, 그리고 아래에 펼쳐진 초록색 잔디밭까지. 어제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오느라 근질근질한 팔다리가 춤을 추는 듯 학생들은 몸을 가만히 두질 못했다. 쌓인 낙엽을 차고, 춤도 추고, 본초자오선 옆에 설치된 피트와 인치 기준자를 밟고 노는 동안 조금은 민폐스러운 행동들이 보여 얼른 자리를 옮겼다. 아직 첫날이고, 여행지에서의 들뜬 기분 때문에 예의와 질서를 몸에 익힐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공원에서 내려다보이는 런던 시내 전경. 천문대를 이전하게 한 이유를 오른쪽 공장이 설명하는 듯하다.

천문대 공원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며 잔디밭에서 실컷 뛰게 하였다. 몸도 풀고, 추위도 이기고 일석이조다. 얼굴에 꿀이라도 발라 둔 건지 사진 찍기를 거부하는 학생들 탓에 인솔 선생님과 아버님들은 애를 태웠지만 역시 회유와 협박이 좀 필요한 시점이다. 학생들 점프샷을 찍고, 학생들 보다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어른들도 점프샷을 찍었다. 학생들에게 어른들 점프샷을 보여주니 놀란다. 설마 진짜 뛸 줄이야, 우리는 부끄러워서 제대로 못 했는데라는 표정이다. 역시 경험과 연륜이 무섭다.

학생들의 점프샷~ 제자리에서 5번은 더 뛴 것 같다.

단 1번의 점프샷. 목이 아파 고생하신 이재훈 학생 아버님을 제외하고 모두 완벽하다.

공원을 지나 골목길을 따라 잠시 걸으니 멀리 배의 돛이 보였다. 커티삭 호였다. 술 브랜드이기도 한 커티삭은 영국이 차 무역을 활발하게 하기 위해 빠르게 수송할 수 있는 범선 경연 대회를 열었는데 당시 1등을 차지한 배다. 우승 상금이 1파운드였는데 당시 1파운드면 1톤의 홍차를 살 수 있는 큰돈이었다. 하지만 1945년 증기 엔진이 개발되자 커티삭호는 호주와 양모 무역을 하는 일에 사용되고, 이후 이곳저곳을 팔려 다니다 1920년 미국에 항해를 간 영국인이 발견하여 이를 재매입하게 된다. 영국으로 커티삭호가 돌아오자 커티삭 위원회가 발족이 되었고, 커티삭호는 해양박물관에 기증이 되지만 2002년 화재로 갑판이 모두 타버려 현재는 이를 복원한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거무튀튀한 색깔이 무게감을 주는 커티삭호는 앞에 흐르는 잿빛의 템즈강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멋스러움과 함께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것은 아마 기분 탓일 것이다.

예쁜 색깔의 반짝이는 회전목마가 배와 대조를 이뤘다. 템즈강을 향해 서 있는 커티삭호.

커티삭호의 기운을 받아 가라, 넘버 1!

배 주변에는 관광객을 위한 회전목마와 음식들이 작은 시장처럼 차려져있었다. 차가운 날씨에 흰 연기를 내뿜으며 맛있는 냄새로 유혹하는 소시지를 보고 있으니 절로 배가 고팠다. 우리는 커티삭호의 위용을 눈에 담고 우리는 얼른 버스에 올랐다. 점심을 먹기 전 마지막으로 타워브릿지와 타워오브런던을 보러 가기 위해서였다.

보통 런던에 있는 움직이는 다리라고 하면 런던브릿지라고 이야기 하는데 런던브릿지는 로마군이 런던에 들어와 템즈강을 건너기 위해 만들었던 다리로, 크기가 작은 다리다. 하지만 템즈강이 바다로 이어지며 조수간만의 차가 발생한다는 것을 몰랐던 그들은 저녁까지 열심히 완공한 다리가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없어져 버리는 신기한 현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런던다리가 무너져요'라는 노래가 생겼다고 한다.

멀리 보이는 타워브릿지. 마치 성처럼 생겼다.

배가 지나갈 때 다리를 들어 올리는 움직이는 다리는 타워브릿지라고 한다. 런던이 더 이상 물류의 중심지가 아니게 되자 큰 배가 지나가지 않게 되고, 그 때문에 현재는 다리를 들어 올릴 일이 거의 없지만 약 3천만 원 정도의 비용을 주면 쇼 형태로 올려준다고 한다. 사실인지는 직접 의뢰해봐야 알 수 있지만, 런던 안에서 독립적인 자치권을 가진 '시티 오브 런던'의 금융가에 취업하게 되면 높은 연봉 수준 때문에 기념으로 이런 쇼를 보여준다는데 그만큼 이제는 경제적으로 이 다리를 들어 올리는 일이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타워오브런던. 중세 시대 성의 모습이 드라마나 영화, 책에서 흔히 보던 모습과 유사하다.

타워브릿지를 지나자 정복왕 윌리엄이 왕궁으로 사용한 중세 시대 성인 타워오브런던이 눈에 들어왔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봤던 것과 매우 흡사한 성의 모습은 '웅장하다', '크다'가 아니라 '멋스럽다' 였다. 까마귀가 주변을 많이 날아다니는 탓에 흉흉함을 느꼈지만 오히려 영국에서는 까마귀가 길조여서 성 안 새장에서 키우는 3마리의 까마귀가 죽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속설 때문에 엄청나게 극진한 보살핌을 주고 있다고 한다.

타워오브런던 전경.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가이드 선생님의 손끝을 따라가면 성벽 안 잔디에 작고 네모난 3개의 케이지가 있다. 까마귀 사육장이다.

타워브릿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촬영. 사람이 붐벼서 줄을 서야 된다.

점심으로 따뜻한 한식을 먹으며 앞으로의 여정에 대한 기운을 불어넣은 우리는 대영박물관으로 이동했다. 너무 넓고 사람이 많아 주요 포인트만 설명하며 안전하게 보고 이동하기로 했다. 먼저 한국관으로 간 우리는 대영박물관의 설립 역사와 한국관이 지어진 배경 그리고 일본, 중국의 유물에 치여 한국관이 겪고 있는 어려움 등을 들으며 가슴 아파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제공한 음성해설 장비, 냉난방기 등을 보며 작은 위로를 받았다.

한국관에서 설명에 집중하는 학생들. 불상, 도자기 관련 유물은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공통으로 가진 유물이기에 주목을 못 받고 있다.

다소 한적한 한국관에서 박물관 내 주요 유물들에 대한 대략적인 기원과 내용을 들은 뒤 미이라관으로 이동했다. 최초의 미라와 클레오파트라의 미라, 미라와 함께 발견된 반려동물들의 미라 등을 둘러본 후 1층 이집트관으로 나오자 미이라를 제작하는데 사용한 염장 시설과 대형 조각상들을 볼 수 있었다.

"이 통이 뭘 하는 곳일까요?"

염장 시설을 가리키며 가이드 선생님이 질문을 던졌다. 시체를 씻기는 곳, 피를 빼는 곳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비슷한 의견이 나오자 몸에 있는 가이드 선생님은 설명을 시작했다. 수분을 빼기 위해 7일간 보관하는 장소라는 설명과 함께 7일간의 염장 기간 동안 신에게 자신의 심장을 가지고 가서 심판을 받는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미이라를 만들 때 장기를 빼내는데, 대부분 심장을 추출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은 죽은 이가 자신의 삶을 평가받기 위해 가져가야 하므로 몸에 남겨둬야 한다는 것은 듣고 그러한 생각이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염장통에 대한 퀴즈를 맞히고 있다.

이집트 문명의 열쇠를 풀어준 로제타스톤과 파르테논관을 돌아본 우리는 전체 박물관을 모두 돌아보려면 3일은 걸릴 것 같이 큰 대영박물관을 뒤로하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했다. 이곳은 빨간 공중전화박스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것으로 유명한 장소인데, 오늘은 특히 비가 오는 덕분에 배경이 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더 분위기 있게 연출되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택시와 버스, 승용차 그리고 사람으로 북적이는 곳이다.

지금은 공사 중인 빅벤이 있는 국회의사당 방향으로 이동하려는데 참가자 중 이호준 학생이 화장실을 가고 싶어 해서 아버님과 함께 여기저기 화장실을 찾아다녔다. 공중 화장실이 잠겨있어 옆 건물과 사원에 부탁을 했지만 모두 거절당하고 결국 카페에 들어가는 해프닝이 잠시 벌어졌다. 유럽은 유료로 화장실을 운영하는데 공중화장실이 공사로 잠겨버리면 참 난감한 상황이 발생한다. 좀 큰 건물은 1층 화장실을 오픈할 만도 한데 리셉션에서 차단을 해버리니 인정이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혹시라도 여기가 화장실을 무료로 쓰도록 해준다는 소문이 나서 볼 일도 없는 사람들이 밀려들면 그것도 곤란한 일일 것이라고 이해했다.

국회의사당과 아직도 공사 중인 빅벤

아쉽게도 작년에 이어 아직도 공사 중인 빅벤을 멀리서 보며 이번엔 버킹엄 궁전으로 향했다. 옥스퍼드를 다녀오게 되면 시간이 없어서 차를 타고 지나가며 봤던 곳을 이렇게 서서 볼 수 있게 되니 일정을 조정한 것이 다행으로 여겨졌다.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궁전 앞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알게 된 것이 궁전에 영국 국기가 게양되어 있으면 여왕이 자리를 비웠다는 뜻이라고 한다. 주말이면 여왕은 윈저성으로 가서 휴식을 취하고, 월요일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이곳으로 복귀를 하는데 그때 여왕을 상징하는 깃발로 바꿔서 게양을 한다.

궁전 위에 영국 국기가 게양되어 있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여왕은 윈저성에서 지내는 중이다.

비를 맞으며, 당당하게. 유럽에서 비 맞는 건 흔한 일이니까 자연스럽게.

가이드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알 수 없었던 깃발에 대한 상식도 배우고, 영국 전통 서민 음식 '로스트비프'로 든든하게 저녁밥을 먹은 우리는 내일 있을 영국 멘사 국제 대회를 위해 호텔에서 다시 모여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누군가 1등을 하면 엄청나게 많은 간식을 사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다들 게임을 하며 진지하게 경기 룰에 대해 점검하고, 전략을 세우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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