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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019 드림캠프 in 도이칠란트 - 20191027 영국버밍엄
작성자 | 루츠템 조회수 | 72 작성일 | 2019-12-20
내용

- 2019. 10. 27 영국 버밍엄 -

영국의 제법 큰 규모의 휴게소이다.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 등 패스트푸드 가게들과 커피전문점 등이 입정해 있다.

늘은 드림캠프의 중요한 행사, 영국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날이다. 영국 멘사 회원들이 참가하는 멘사 게임 파이널에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특별히 참가하는 것이다. 캠프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지난 5월부터 7월 사이 열린 MMSO(Mensa Mind-Sports Olympiad) 한국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이번 캠프 참가의 기회 또한 갖게 되었다.

어제저녁 늦은 시간까지 게임 룰을 점검하며 각자 게임룰 중에 잘못 알고 있는 부분들을 조율한 덕분에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오늘은 점심을 먹고 남는 시간 동안 연습경기를 한 번 더 하면 마무리가 될 것 같았다. 인원을 모두 확인하고 버스를 타고 3시간 정도 떨어진 버밍엄으로 달렸다. 어제 런던 시내투어가 힘들었는지 어른들은 타자마자 바로 잠을 청하는데 학생들은 활기가 넘치는 쌩쌩한 모습이었다. 도대체 이 체력의 비밀은 뭐니?

유럽의 버스 기사들은 규정 상 1시간에서 2시간 단위로 의무적으로 쉬어줘야 한다. 일일 최대 운행시간도 제한되어 있어서 차가 막혀 숙소로 복귀하는 일정이 늦어지거나, 일정에 없던 곳을 들르게 되어 운행시간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아주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차량에 달려있는 계측기를 불시에 점검하는데, 혹시나 규정을 위반하게 되면 큰 벌금은 물론이고 운행을 못 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제법 한산한 고속도로. 돌아오는 길도 차가 안 막혀서 저녁 식사는 햄버거 테이크아웃으로 방에서 먹었다.

찬 바람에 잠을 깨우며 휴게소에 들어가니 학생들은 이것저것 구경을 하고, 간식거리를 사느라 분주했다. 버스에서 음식을 못 먹게 하니 이런 쉬는 시간에 많이 먹어둬야 한다. 콜라, 젤리, 과자, 감자튀김 등 사는 것도 가지각색. 여성분들은 스타벅스로 달려간다. 주말 아침은 고속도로가 한산한 덕분에 여유시간이 많아서 천천히 쇼핑과 간식을 즐겼다. 유럽의 휴게소에는 특이하게 책을 많이 파는데, 간단한 퍼즐부터 잡지, 여행서적, 지도, 문학, 경제, 만화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학생들은 지나가는 눈길로 쳐다봤지만 멀리 영국까지 와서 책을 보고 싶은 학생은 없는 것 같았다. 게다가 English...

다시 차를 달려 버밍엄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식당으로 향했다. 출발을 여유 있게 하고, 중간에 휴식도 한 상태라 도착하니 12시가 거의 다 된 시간이었다. 오늘 점심은 영국 전통 서민 음식인 '피시 앤 칩스'다. 정말 큼직한 생선튀김과 영국산 맛 좋은 감자튀김이 어우러진 식사지만 생선을 싫어하는 학생들은 잘 못 먹을 수 있어서 샐러드바도 같이 제공을 했다.

팔뚝만 한 생선튀김. 이런 큰 물고기는 어디서 잡아서 튀겼는지,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요리다.

식사가 나오기 전에 샐러드바에서 옥수수와 과일 등을 한가득 담아오는 학생들을 보며

"너희는 채소 좀 먹어라!"

잔소리가 저절로 입에서 튀어나왔다. 고기나 빵류는 좋아하는데 다들 채소는 거의 손을 안 대서 혹시 여행 중 변비로 고생하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먹는 양이 많아서 화장실은 잘들 가는 것 같지만... 이런저런 걸로 어른들은 항상 걱정이다.

잠시 후 생선가스쯤으로 생각하고 있던 캠프 참가자들은 엄청난 크기의 피쉬 앤 칩스가 접시에 담겨오자 입을 딱 벌렸다. 이걸 어떻게 다 먹나 하는 표정과 그냥 큰 것에 놀라는 표정 등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뽀얀 감자튀김은 감자를 잘 먹지 않는 몇 명을 제외하고 모두 너무 맛있다며 칭찬을 했다. 영국의 특산품은 역시 감자인 것이다.

너무 큰 생선과 푸짐한 감자를 먹느라 폭식을 한 뒤 식당 밖 공터에서 소화를 좀 시켰다. 학생들은 달리기도 하고 공놀이도 하느라 점점 더운데, 가만 서 있는 어른들은 점점 더 추워졌다. 시간이 적당히 흐르고, 빈 테이블 2개를 이용해 4명씩 짝을 지어 연습 경기를 했다. 중요 룰에 대해 한 번 더 설명하고, 승패보다는 게임 중 실수에 대한 점검 차원에서 경기를 했다.

경기 종목인 '멘사커넥션'이 호텔 안의 경기장에 준비되어 있다.

다들 준비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버스에 오른 우리는 곧 경기가 열리는 호텔에 도착했다. 작년과 다르게 홀이 조금 한산한 모습이었다. 아마도 시간표 상으로 다른 경기장에서 게임을 하는 간이라 그런 것이라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가니 대회장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밝은 얼굴로 우리를 맞이하는 영국 멘사협회 운영 담당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경기 때 입을 옷을 학생들에게 나눠주었다. 올해는 멘사 로고와 게임대회 결승전이 새겨진 폴로 티셔츠를 영국 멘사협회에서 판매를 했는데, 본사에서 학생들에게 캠프 참가 기념으로 이를 구매하여 나눠주었다.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 성인 멘사 회원들은 학생들의 실력에 연신 '훌륭하다'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깔끔하게 옷을 갈아입고 자기 자리에 앉은 학생들은 담당자의 환영 인사와 유의사항을 들은 뒤 바로 경기에 들어갔다. 인솔 차 함께 온 원장님과 학부모님들은 학생들이 걱정되어 경기장 앞을 서성였지만 이내 가이드 선생님과 함께 버밍엄의 마을을 돌아보기로 하고 호텔을 빠져나갔다. 이후 들은 이야기로는 오래된 동네 펍에 들어가서 아늑한 분위기를 즐기며 맛있는 맥주와 함께 영국 사회와 교육, 직업 등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항상 함께 오는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이 학생들이 경기를 치르는 4시간 정도를 무료하게 기다려야 했는데 이번 캠프는 어른들을 위한 시간이 마련해 드릴 수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제1~3경기가 끝나고 마지막 제4경기를 앞두고 드디어 순위권이 갈라졌다. 1등 테이블에 앉은 울산 남산초(4) 김다찬 군이 이번 경기만 잘 하면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 2등 테이블에 앉은 학생들도 높은 점수로 이기면 시상 기준인 4위까지 기대할 수 있었기에 기대감이 매우 높아진 상태였다. 제3경기 동안 등수별로 테이블을 바꿔가며 경기를 하기에 여러 학생들과 경기를 해본 멘사 회원 한 분이 웃으며 다가와 질문을 했다.

"이 학생들이 모두 한국 챔피언들인가요?"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그 나이대에서 챔피언이고, 우수한 성적을 받은 학생들입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 척을 해 보였다. 그만큼 테이블에서 경기하는 학생들 한 명 한 명의 실력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4경기가 거의 끝나가고, 미리 경기가 끝난 테이블의 학생들이 1등 테이블의 경기 상황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타일 하나하나를 놓을 때마다 터져 나오는 탄식 소리가 긴장을 높이고, 점점 타일을 놓을 공간이 없어지면서 경기가 끝이 났다. 타일 1개 차이의 접전을 벌이며 멘사 회원들과 당당히 경기를 한 김다찬 군이 우승을 결정짓는 순간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점수 확인, 김다찬 군이 우승하였다. 축하하는 참가자들.

테이블에서 같이 게임한 멘사 회원들의 악수와 친구들의 축하에 얼이 빠졌는지 무덤덤한 것도 잠시, 곧 밝은 웃음을 지으며 자리를 털고 일어난 김다찬 군은 총 4경기 중 3경기를 1위를 하며 높은 점수로 1위 메달을 목에 걸었다. 매년 본사에서 준비해 가는 우승자용 기념 플래그도 함께 한국으로 갈 수 있게 되어 더욱더 기쁜 순간이었다.

우승 메달 시상식. 한국 어린이의 우승 소식에 옆 경기장 회원들도 와서 구경한다.

김다찬 학생은 2학년 때 영국 국제 대회에 처음 출전하여 당시 너무 어린 나이 탓에 경험 쌓기의 의미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멘사SG영재교육원을 다니며 창의력 수업을 통해 실력을 다져나가서 2년 뒤 오늘, 이렇게 보란 듯이 천재들을 제치고 우승을 하게 된 것이다. 김다찬 학생의 2년 전 모습을 알고 있기에 더 기특하고 대견한 순간이었다.

2019, 최고의 한 해를 보낸 훌륭한 참가자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비록 오늘 이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가지 못했다고 해서 절대 실망하여 포기하지 말고, 내가 왜 무엇을 놓쳤을까 고민하며 스스로를 갈고닦는 시간을 보낸다면 우리 학생들은 앞으로 이 대회뿐 아니라 어떤 일을 하더라도 끝을 볼 수 있는 성공하는 사람으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멘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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