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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019 드림캠프 in 도이칠란트 - 독일 베를린
작성자 | 루츠템 조회수 | 74 작성일 | 2019-12-20
내용

- 2019. 10. 28 독일 베를린 -

브리티시 에어 라인을 타고 런던 시티공항을 이륙하는 모습. 베를린까지 거리는 약 1시간 30분이다.

국 런던, 2019년 10월 28일 오전 5시, 어둠이 깔린 시간. 호텔에서 짐을 챙겨 나오는 드림캠프 참가자 16명의 발걸음은 전날 치러진 영국 멘사 국제 대회의 영향으로 피곤함이 느껴졌다. 로비를 나서자 영하와 영상을 오락가락하는 차가운 날씨 탓에 입에서는 입김이 훅훅 나왔다. 새벽녘이라 더 추운 탓에 종종걸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아직 데워지지 않은 차가운 버스에 몸을 싣자 어깨는 잔뜩 움츠러들었다. 런던 시티공항으로 출발한 우리는 출근 차량으로 인한 조금의 지연을 포함해 약 1시간을 이동하여 무사히 공항에 도착했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통해 감기약과 안약 등 일부 액체류에 대한 재검사를 제외하고 무사히 출국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이제는 3일간 우리의 안전과 안내를 맡아준 가이드 선생님과 작별할 시간. 다음 캠프 때 또 볼 수 있는 친구가 있을지 모르기에 고개 숙여 작별 인사를 하고 드디어 드림캠프의 목적지 독일로 날아갔다.

베를린과 런던의 거리는 약 1시간 30분. 독일 캠프 기간 동안 안전과 안내를 책임질 가이드 선생님과 만나고, 전용 버스로 이동했다. 차는 역시 벤츠. 유럽에서 관광할 때 대부분 벤츠 버스를 이용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벤츠다. 좌석도 좌우로 폭을 넓힐 수 있는 고급 모델. 늘 느끼지만 드림캠프가 비록 비싼 비용을 치르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여행이라 안전부터 숙소, 음식, 하물며 차량의 연식 같은 부분까지 세심히 신경을 쓰는 것이 눈에 보인다.

독일에 왔으니 제일 먼저 독일 인사말을 배워본다.

구텐 모르겐(Guten morgen) : 안녕하세요(아침 인사)

구텐 탁(Guten tag) : 안녕하세요(낮 인사)

구텐 아벤트(Guten abend) : 안녕하세요(밤 인사)

당케 (Danke) : 고마워

영어와 비슷한 듯 다른 듯, 같은 인사말도 시간에 따라 다른 희한한 나라 독일. 가벼운 인사말을 배웠으니 기사님을 대상으로 바로 써본다.

"땅께~~~"

하지만 아쉽게도 현지인들이 영어를 대부분 유창하게 하기에 독일어로 인사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베를린에 도착해 처음 들른 곳은 바로 베를린 장벽. 전쟁 후 분단 시절 공산주의의 장점인 공동 생산 공동 분배가 주는 편리함은 게으르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유리했으나 능력이 뛰어나고 일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는 불공평한 것이었다. 이를 참지 못한 지식인과 기술자들이 자유진영이던 서베를린으로 많이 이탈하자 동독에서 자유진영이 차지한 서독 지역을 에워싸도록 일방적으로 세운 것이 바로 이 베를린 장벽이다. 지금은 일부만 기념으로 남겨두고, 장벽에 예술가들이 작품을 그리면서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그냥 뛰어넘으면 되지 않아요?"

벽이 낮다 보니 당연히 할 수 있는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벽 안쪽에는 기관총을 든 군인들이 촘촘히 배치되어 감시를 섰고, 그 때문에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을 왕래하려면 검문소를 통해서만 왕래가 가능하였다.

베를린 장벽. 뒤쪽 전봇대 옆에 야바위꾼과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몰려있다.

한창 역사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여있고,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고성을 치는 장소가 눈에 띄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일명 '야바위꾼'. 속임수로 노름을 하는 곳이었다. 가이드 선생님이 10년 넘게 가이드를 하며 오늘 처음 봤다는 야바위에 얼굴이 화끈거리셨지만 학생들은 마냥 신기하고 즐겁다. 구경하는 사이에 조용히 소매치기를 당할 수도 있어 얼른 학생들을 단속해서 이동하는데 이번엔 엄청난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찰밴이 달려와 도로 중간에 급정차를 했다.

'야바위꾼 잡으러 왔나 보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경찰밴에서 내린 기동 대원들이 영화에서나 보던 순간적인 몸놀림으로 도로를 건너 반대편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버스로 달려갔다. 사람들이 혹시 폭탄 테러라도 일어나는 게 아닌가 웅성웅성하는 사이 잠시 후 배 나온 평범한 차림의 아저씨 한 명을 연행해 나온 경찰들은 또다시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독일 여행 기간 내내 본 경찰차는 모두 승용차로 만든 경찰차가 아니라 많은 인원이 타는 밴으로 된 경찰밴을 타고 다녔다.)

"제가 오늘 10년 넘게 가이드 하면서 한 번도 못 본 야바위꾼이랑 경찰이 사람 잡아가는 것, 장벽에 낙서한 것 지우는 사람... 여러분 덕분에 오늘 다 봤네요~"

가이드 선생님이 얼떨떨해하며 손에 쥔 수신기로 말했다. 이후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그것을 보기 전까지 학생들은 차 안에서 이를 회상하느라 흥분에 빠졌다.

검문소 챨리에서 기념촬영. 도로 가운데 있는 데다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어 위험하다.

다시 역사 이야기로 돌아가면,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을 나눈 장벽 때문에 양 진영 간에 일을 보러 다니던 사람들은 검문소에서 군인들에게 신분 확인을 받은 뒤 통과를 해야 했고, 베를린 장벽이 없어진 후 과거를 기념하여 남겨둔 곳이 바로 '검문소 챨리'다. 챨리는 사람 이름이 아니라 알파벳 C를 군대에서 부를 때 쓰는 말이다. A,B,C의 순서대로 본다면 3번째 검문소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 학생들도 나중에 군대에 가면 알게 되겠지만, 빨리 통일이 돼서 이런 것을 의무적으로 안 배워도 되길 더 바랄 뿐이다.

검문소 챨리를 가운데 두고 양옆이 찻길이다. 검문소를 사이에 두고 사람들이 지나가던 옛 광경을 표현하고 싶었는지 이렇게 도로를 만들었지만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터라 신경이 곤두서는 곳이었다. 그래서 재빨리 기념촬영을 하고 안전한 건물 옆 인도로 건너가야 했다.

브란덴부르크 문 옆에 위치한 국회의사당. 크기도 인상적이지만 미리 신청하면 회의를 참관하여 의정 활동을 볼 수도 있다.

검문소로 오기 전 잠시 들렀던 곳이 있었다. 바로 베를린의 상징, 브란덴부르크 문이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 전 세계로 방송이 나갔었다. 그때 무너진 베를린장벽과 환호하던 군중들의 뒤에서 밝게 빛나는 배경이 되었던 문이 바로 이 브란덴부르크 문이다. 베를린의 기념품 숍에 가면 이 브란덴부르크 문 모형과 베를린장벽의 무너진 조각이라는 작은 벽돌 조각들, 베를린 돔이라 부르는 대성당 모형이 주요 기념품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

우리는 이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또 한 번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독일을 예전 군주주의 시절로 되돌리자는 주장을 하는 1인 정당의 대표가 수시로 알몸 퍼포먼스를 하는데 하필 우리 캠프의 방문 시간에도 이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주요 부위를 코끼리 모양으로 가린 그는 한 겨울 같은 날씨에도 굴하지 않고 알몸으로 깃발을 든 채 군중을 향해 알 수 없는 외침을 계속하였다. 다행히 이번 캠프는 남학생들만 있어서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다들 신기하고 생소한 장면에 그 사람의 주위를 맴돌았다.

브란덴부르크 문과 1인 연설자. 추운 날씨 속에서도 몇 시간 진행된 알몸 연설은 관광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우리 드림캠프도 이제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시간에 차에서 토론하는 시간을 보내게 될 텐데 옷차림을 떠나 조리 있고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조금이라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기억이 되길 바란다. 알몸으로 사람들 웃음을 받아가면서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옷을 다 입고 있는 내가 뭐가 부끄러운게 있겠나?

우리는 오늘 베를린을 가르던 장벽이 세워진 유래와 이를 극복한 독일 사람들의 이야기, 전쟁의 역사를 기억하고 반복하지 않기 위한 독일인들의 마음을 배울 수 있었다. 과연 지금의 우리 사회를 이끄는 사람들은, 그리고 앞으로 이끌게 될 캠프 참가자들은 우리나라의 통일에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통일이 이뤄질까? 우리는 내일 베를린에서 드레스덴으로 이동하는 차에서 이 주제로 토론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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