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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019 드림캠프 in 도이칠란트 - 독일 바이마르
작성자 | 루츠템 조회수 | 74 작성일 | 2019-12-20
내용

- 2019. 10. 30 독일 드레스덴 to 바이마르-

폭스바겐 전기차 공장 앞. 캠프가 편해지면서 장난기가 심해진 학생들의 표정을 읽을 수 있다.

동차 브랜드로 유명한 독일, 그중 드레스덴에는 폭스바겐의 전기차 생산 공장이 있다. 공장이면 공장이지 특별할까? 그렇다. 마치 서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천천히 움직이며 각 작업장을 순회하는 바닥과 그 위에서 숙련자에 의해 조립되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TV에서 보던 로봇이 불꽃을 일으키며 작업하던 생산 공장과 큰 차이가 있다.

전날 추위에 떨었던 탓인지 오늘 아침은 온화하게 느껴졌다. 아침 이슬이 내린 호텔 정원에 가벼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독일은 365일 중 100일이 맑고, 그 외에는 이렇게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라고 한다. 피부가 흰색일 수밖에 없는 날씨다. 언제나처럼 맛있게 호텔 조식을 먹은 후 버스를 타고 폭스바겐 공장으로 향했다. 학생들을 배려해 공장에 근무하는 한국인이 직접 안내를 할 예정이어서 더욱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버스에서 내려 바라본 공장의 모습은 공장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의 IT 밸리, 지식산업단지, 벤처밸리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다만 유리로 만든 건물 외벽 안에 빼곡하게 주차된 자동차만이 좀 다른 느낌을 주었다. 건물 주변은 초록빛 잔디와 나무로 조성이 되어 친환경 이미지를 적극 내세우고 있었다. 잔디를 자동으로 깎는 로봇이 마치 로봇 청소기처럼 잔디 위를 돌아다니고 있고, 어제 본 님프의 욕조와 같은 검은 빛깔의 연못에는 수초가 자라고 있었다.

폭스바겐의 시작은 히틀러였다. 히틀러가 전 국민이 자동차를 탈 수 있게 저렴한 가격의 국민차를 만들라고 지시를 했고, 이를 위해 만들어진 자동차가 바로 폭스바겐이었다. 폭스바겐의 폭스(volks)는 민족, 국민이란 뜻이고, 바겐(wagen)은 차라는 뜻이다. 즉 히틀러가 폭스바겐(국민차)를 만들라고 했고, 만들어진 차의 브랜드가 그대로 국민차(폭스바겐)이 된 것이다. 독일에서 회사 이름을 창립자 이름을 따는 형태를 보면 명령한 프로젝트 이름대로 회사 이름이 지어진 것도 이해가 된다.

보슬거리는 빗방울을 맞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안내소 앞에는 천체관처럼 생긴 큰 공 모양의 방이 있고, 그 벽면 중앙에 폭스바겐 로고가 잘 보이도록 큼직하게 쏘여지고 있었다. 그리고 뒤쪽으로는 유리로 된 벽 너머로 완성된 자동차와 작업장들, 미래 컨셉카 등이 보였다. 하지만 어디에도 이곳이 '공장'이라는 느낌은 느껴지지 않았다. 바로 나무로 된 바닥과 느린 작업 현장, 각종 전시물들이 어우리 져서 마치 견학을 위한 전시장소의 느낌이 컸기 때문이다.

"이건 직접 작업하는 게 아니고 아마 보여주려고 해놓은 것 같네요"

동행한 학부모님과 이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잠시 후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실내엔 따뜻함이 느껴져 라커룸에 겉옷과 가방 등 짐을 정리했다. 1유로를 받는 사물함이었는데 이곳과 앞으로 여행할 화폐박물관 모두 1유로를 넣고 문을 잠근 후 다시 열면 동전이 다시 나왔다. 보증금을 반환해주는 라커룸에 새삼 편리함과 고마움을 느꼈다. 화장실 한 번에 70센트를 받는 곳이다 보니 이런 환불 시스템이 감사한 것이다.

관람실 유리 벽 너머로 조립을 마친 완성차가 이송 중이다. 보안 상 공장 안은 촬영이 불가능하다.

먼저 전시장에서 자유롭게 사진을 찍고, 시설물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 후 가이드 직원의 안내에 따라 견학이 시작됐다. 본 시설은 조립 전용 공장으로, 1,2차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부품들이 공장의 보관소에 도착하면 크레인으로 부품들을 옮겨 작업대에 싣고, 각 작업자들을 거치면서 1대의 차로 완성시키는 작업만 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시끄러운 소리도, 기계를 깎으며 팍팍 튀는 불꽃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건물 모형. 타원형을 그리며 공정이 이뤄지고, 완성된 차는 오른쪽 원기둥 형태의 차고지에 보관된다.

자동차 운전 게임. 아이들의 눈 높이에 딱 맞는 체험 시설이다.

미래형 1인용 전기차 콘셉트카. 가볍지만 내구성이 약하고 고속 주행 시 뒤집어질 수 있다.

건물 배치도를 본 후 먼저 본 것은 미래형 자동차의 콘셉트카였다. 내년 시범주행을 준비 중인 자율 주행 자동차와 택시에 사용될 전기자동차의 콘셉트 모델과 함께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출퇴근 및 장 보기용 1인 자동차까지 둘러보았다. 1인 자동차는 아직 개량이 많이 필요해서, 가벼운 무게 때문에 고속주행 시 뒤집어지는 문제가 있다는 설명에 다들 깜짝 놀라며 웃었다.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결국 좋은 차가 완성되는 것이다.

전기차는 부품이 일반 자동차에 비해 절반가량 적기 때문에 조립 공정도 단순했다. 실제로 큰 선반에 올려진 조립할 부품들을 보니 이미 조립을 끝낸 큰 덩어리의 부품들(휠, 대시보드, 문, 스티어링 휠 등)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있고, 이것들을 순서에 맞게 빈 차체에 잘 끼워 넣으면 되는 것이었다.

보안을 위해 직원에게 제공되는 ID 카드를 체크하고 생산라인으로 들어갔다. 공장 바닥은 전체적으로 나무로 되어 있어서 독특하게도 따뜻한 느낌을 줬고, 차량이 올려진 부분은 큰 원을 그리며 만들어져 있었다. 마치 주차장에서 차가 돌아가는 형태로 만들어져서

'이게 필요에 따라 방향이 바뀌나?'

이런 생각을 하게 했다.

안내 직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생산라인은 한쪽 방향으로 아주 천천히 돌아가는 형태였다. 사각형의 건물을 돌다 보니 코너에서 호를 그리며 돌아야 해서 동그란 모양으로 바닥을 설계한 것이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알아챌 수 없을 정도로 느린 속도였지만 그 정도 속도라야 해당 라인에서 1~2명의 작업자가 부품을 안전하게 조립하고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더 필요한 경우 수동으로 라인을 멈춰세우기도 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전지를 조립하는 과정은 대부분 로봇이 움직이며 진행했고, 나머지 미세 조정과 나사의 결합은 사람이 진행했다. 천천히 진행되면서도 안전하게 결합되는 과정을 보고 있으니 신기하면서도 정밀한 작업기계에 감탄이 나왔다. 하루 70여 대만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이라 역동성은 떨어졌지만 그래도 첨단 생산공정을 보고 나니 뭔가 앞서가는 느낌이 들었다.

유리와 타이어, 사이드미러 등 차량의 외부 조립과정을 모두 견학하고 아래 전시장으로 내려왔다. 전시장에서 우리는 뜻밖의 사실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바로 폭스바겐의 전기차 생산이 이미 1970년대부터 시작됐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가 '포니'라는 자동차를 겨우 만들던 때에 벌써 전기차 연구와 시제품이 나왔었다니 그 어마어마한 기술격차에 놀라움과 존경심이 교차했다.

1970년대에 시작된 전기차 프로토 타입. 장기간에 걸친 연구의 결과가 이제 실현되고 있다.

첨단 기술 현장을 눈으로 직접 본 우리는 다음 목적지인 바이마르로 이동했다. 오늘은 과학과 문학을 함께 견학하는 특별한 날이었다. 바이마르는 바로 괴테와 쉴러로 유명한 독일 문학의 중심도시이기 때문이다. 차량 이동 중에 몇 가지 음악을 들으며 가이드 선생님의 교양 수업이 이어졌다. 평소 재잘거리는 소리만 울리던 버스에 선율과 음색이 흐르자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다. 올해만큼 버스에서도 견학 중에도 쉬지 않고 에너지가 넘치는 학생들은 없었다. 아마도 현지 음식을 전혀 거리낌 없이 먹는 대단한 식성 때문에 에너지가 충분해서일 것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역동적인 식사를 하는 학생들. 야채를 제외하고 대부분 깨끗하게 접시를 비웠다.

특히 이번 캠프는 독일이 육류로 유명한 곳이다 보니 질리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어 한식, 이태리식 등 평소 한국에서 즐기던 음식을 절반 정도 넣어두어 식사에 더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긴 캠프 기간 동안 학생들이 익숙하지 않은 현지식만 접할 경우 제대로 식사를 못 해 즐거워야 할 캠프가 피곤한 캠프로 기억될 수 있어서 고민하여 계획한 식단이 잘 맞은 것이다.

바이마르의 유명한 예술대, 바우하우스 대학교. 해가 빨리 지는 탓에 대학 구경은 하지 못하고 인증샷만 남겼다.

바이마르에 도착하여 처음 본 것은 베를린 장벽의 일부를 떼어와 전시해둔 벽과 두 명의 동상이었다. 그 두 명이 바로 괴테와 그의 절친한 친구 쉴러였다.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으로 20대에 일약 월드 스타로 등극하며 부유한 일생을 보냈는데, 그에 반해 쉴러는 가난하고 힘든 삶을 살았다. 괴테가 쉴러의 어떤 부분을 좋아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쉴러를 정말 아꼈고, 이곳 바이마르의 자신의 집 옆에 쉴러를 위한 집까지 마련을 해주며 돕고 살았던 것이다.

괴테(왼쪽)와 쉴러(오른쪽) 동상. 추위에 중무장한 학생들.

괴테가 짝사랑하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롯데의 실존 인물인 샤롯데가 인생 말년에 괴테를 찾아와 기다렸다던 코끼리 호텔(Hotel Elephant), 괴테와 쉴러가 살았던 집을 돌아보며 우리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대한 줄거리를 들을 수 있었다. 롯데를 향한 짝사랑으로 가슴을 앓던 베르테르가 끝내 자살을 하며 슬픈 생을 마감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베스트셀러로 전 세계 청년들의 마음을 빼앗은 이 내용 때문에 짝사랑에 빠졌던 청년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 사회 이슈가 되었고, 이 때문에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는 것이다.

샤롯데가 코끼리 호텔 1층 로비에서 괴테를 기다렸으나 그는 오지 않았다고 한다.

뒤에 있는 큰 문의 좌우가 모두 괴테의 집이었다.

쉴러가 살던 집. 두 집 모두 지금은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요즘 학생들에게는 책 보다 유튜브를 통한 크리에이터 효과라는 말을 써야 할 것 같은 시대다. 아무래도 미디어를 즐기는 방식이 스마트 기기로 옮겨진 현대사회이지만 책이라는 요소가 주는 재미를 알아가는 것도 참 좋은 일이다. 인간은 읽는 즐거움을 알기에 다른 동물들과 달리 문명을 세우고 발달시킬 수 있었으니 말이다.

바울 교회 안에 걸려있는 크라나흐의 그림. 경건한 자세로 관람하고 기도한다.

드림캠프 참가자 모두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도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바울 교회에 들어간 우리는 괴테의 초상화를 그린 크라나흐의 명화들을 감상하였다. 또 몇몇은 헌금을 한 뒤 초를 켜고 나와 가족, 선생님, 친구들 등 모두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종교를 떠나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이 시간은 학생들에게 평화와 안식을 주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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